편성 : tvN (금, 토) 오후 08:00
제작진 : 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
누구의 인생이건
신이 머물다 가는 순간이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세상 쪽으로 등을 떠밀어 주었다면 그건,
신이 당신 곁에 머물다 가는 순간이다.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 설화.
등장인물 |
도깨비(김신), 935세 추정
백성들은 그를 신(神)이라고 불렀다.
시뻘건 피를 뒤집어쓴 채 푸르게 안광을 빛내며 적들을 베는 그는 문자 그대로의 무신(武神)이었으나,
자신이 지키던 주군의 칼날에 죽었다.
영웅으로 살다 역적으로 죽어가던 김신에게 천상의 존재는 상인지 벌인지 모를 늙지도 죽지도 않는 생을 주었고,
그로부터 935년 동안 도깨비로 살았다. 심장에 검을 꽂은 채로.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뽑을 것이다.” 지독히 낭만적인 저주였다.
그래서 쉬울 줄 알았지만 그가 만난 어떤 여자도 검을 발견하지 못한 채 불멸을 살던 어느 날.
자신을 도깨비 신부라고 소개하는 열아홉 살 소녀 은탁과 맞닥뜨린다.
그에게 도깨비 신부는 고통에서 벗어나 소멸할 수 있는 도구였다.
달리 말하면 은탁은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무기였다.
죽고 싶게 괴로운 날은 은탁의 환심을 샀다가 아직 죽긴 일러 싶은 날은 멀리 했다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마음이 오락가락 했다.
은탁의 웃음에 그는 몇 번이나 어딘가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다.
돌아서 한 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저승사자, 30대 후반 추정
죽는다는 건, 그와 선약이 생기는 거다. 누구나 그를 보면 놀란다.
처음엔 잘생겨서, 그 다음엔 내가 죽었구나 싶어서.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중 나오면서까지 저렇게 섹시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도깨비인 김신과 함께 살면서 하루에 열두 번씩 바뀌는 신의 변덕에 인내심이 한계를 느낄 때마다,
전생에 뭔 큰 죄를 짓긴 지었구나 싶지만 전생에 무엇이었는지,
인간이긴 했는지, 어떻게 저승사자가 됐는지 전혀 모른다.
죽음에서 눈을 떠보니 이미 저승사자였다.
저승사자가 되고 나선 날을 세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가 세어나가는 것은 무수한 망자들의 혼뿐.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한 여자, 써니에 현기증을 느꼈다.
처음 보는 게 분명한데 오래 그리워한 기분이었다.
써니의 예측 불가한 행동들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했고,
그의 서툰 행동들은 하나같이 오답이었다.
이게 다 연애를 드라마로만 배운 탓이다. 그는 헷갈렸다.
이것은 신의 계획일까, 실수일까.
지은탁, 19세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3 수험생, 이고 싶지만 그녀의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평범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들 눈엔 보이지 않는 죽은 혼들이 보였고,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선 늘 외톨이였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못된 이모와 이모를 꼭 닮은 이모 자식들의 모진 구박을 견디며 지낸 지 꼬박 십년.
온갖 불행 소스를 다 때려 넣은 잡탕 같은 이 인생이 어이가 없는 와중에, 도깨비를 만났다.
그리고 은탁은 도깨비 신부가 될 운명이란다.
미스터리 호러 가난물이었던 인생에 갑자기 판타지라는 이상한 장르가 끼었다.
촛불을 끄면 항상 도깨비가 나타났다.
호기심에 불러냈던 게 습관이 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도깨비를 기다리는 일은 아직 오지 않은 좋은 미래를 기다리는 것처럼 설렜다.
감정 기복이 심해서 성가실 때도 있지만, 가슴에 검이 꽂힌 채로 살면 그렇게 되겠거니 싶어 봐주기로 한다.
근데 그 검을 나보고 뽑아달란다.
그 말이 꼭 끝내자는 말처럼 아프다.
써니, 20대 중후반
혈혈단신 천애고아. 철없이 사는 여자가 세상 살기 가장 편하다는 걸 일찍부터 깨달았다.
남자의 외모는 내면으로 들어가는 창이고,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는 잡는 게 당연한 거고, 진정한 사랑은 통장 잔고에서 느껴진다.
누군가의 첫사랑이 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쉬웠던 써니의 나이 곧 서른이었다.
그 남자, 저승사자를 처음 만난 건 갖고 싶은 반지를 발견했을 때였다.
그는 그녀에게 양보하지 않은 최초의 남자였다. 첫눈에 반했다고 넘겨짚기엔 너무, 슬픈 눈이었다.
시계며 차림새만 대충 훑어도 연봉 1억에 딱 봐도 연애 못해본 모태솔로인 줄만 알았는데, 만날수록 이상한 남자다.
두문불출하기 일쑤고 직업, 나이, 과거사 그 무엇도 알려주지 않는다. 처음엔 그저 잘생긴 호구로 생각했는데,
그 슬펐던 눈이 자꾸 눈에 밟힌다. 동정은 특기가 아닌데도.
유덕화, 20대 중후반
금수저 물고 태어났단 말도 부족하다.
대한민국 경제사에서 유씨 집안을 모르면 금 유통이 안 된단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굴지 기업의 종손.
직업은 재벌3세. 13대 째 도깨비를 모시는 가신 집안의 4대 독자다.
유씨 집안이 한양 변두리 금은방으로 시작해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다 도깨비의 방망이 덕이란다.
다음 대엔 심지어 내가 모셔야 한단다.
흔한 재벌3세처럼 덕화는 반항을 택했다. 완벽한 인생의 한 부분 정도는 그렇게 소비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사람은 아프면 성장이라도 하지 도깨비는 저렇게 아픈데도 영원히 홀로 멈춰있다.
그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을 때, 덕화는 도깨비가 거쳤을 수많은 이별들을 떠올렸다.
손만 많이 가는 형인 줄 알았더니 마음도 많이 가네. 그날 결심했다.
기부는 익명으로, 선행은 묵묵하게, 위로는 무심하게, 보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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