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웹툰작가 손제호 이광수

Posted by nGroovy
2017.01.31 18:36 영화|드라마|애니



이름 : 손제호 (글 작가)

출생 : 1977년 8월 5일

데뷔 : 소설 비커즈

경력 : 2004년 소설 비커즈, 러쉬 / 2007년 웹툰 노블레스 / 2012년 웹툰 어빌리티

사이트 : 블로그


이름 : 이광수 (그림 작가)

출생 : 1981년 11월 16일

데뷔 : 웹툰 노블레스

경력 : 2007년 웹툰 노블레스 / 2012년 웹툰 어빌리티

사이트 : 블로그



꿇어라. 라이가 말했다. 제이크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읽고 있던 독자들도 경건히 조아렸다. 뭐지, 이 압도감은?

연재일인 2009년 3월로부터 벌써 몇 년이나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블레스] 독자들에게 성지 순례의 코스가 된 제이크와의 대결 이후 라이는,

그리고 [노블레스]는 판타지 웹툰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그것도 스토리 장르 중 단일 타이틀로서는 독보적인 5년여의 연재 기간 동안 꾸준히.

그 시간 동안 몇 명의 적이 더 무릎을 꿇고, 고귀한 ‘노블레스’ 라이의 정체가 밝혀지고,

프랑켄슈타인 집의 식구도 늘어났지만 여전히 라이는 고귀하고 [노블레스]는 흥미진진하다.

이번 인터뷰에서 [노블레스]라는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와

5년 동안 작품을 연재해온 손제호, 이광수 작가의

파트너십에 대한 이야기가 맞물릴 수밖에 없는 건 그래서다.

5년을 연재했는데도 사이가 좋거나, 5년을 연재했고 관계도 원만한 게 아니라,

좋은 파트너십이 있었기에 5년 동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거다.

라이와 프랑켄슈타인 같은 주종 관계가 아닌,

글과 그림을 담당하는 각각의 동등한 주체로서 맺어온 그 계약의 시간에 대하여.



[노블레스]로 같이 팀을 이뤄 작업한지도 벌써 5년째다. 처음에 어떻게 팀을 이뤘나.

 

손제호


원래 아는 사이였다.

같이 글을 쓰는 친한 동생의 고향 친구여서 소개를 받았고, 나도 만화에 관심이 있어서 친해졌다.

일 때문에 만난 게 아니지. 그렇게 친분을 유지하다가 이 친구가 만화 작업을 시작하려는데

스토리 작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하게 됐다.


이광수


방금 말한 고향 형님 집에서 묵다가 제호 형이 쓴 소설 [비커즈]를 읽게 됐는데

주인공 서연의 성격이나 설정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읽는 내내 재미있어서 이 사람과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창작자는 자기 소유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크지 않나.

손제호 작가는 이미 단독으로 소설을 출간한 경험이 있었고,

이광수 작가도 자기 그림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을 거 같은데 협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이광수


어렸을 때부터 그림만 그리다보니까 점점 스토리를 혼자 짤 수 없을 정도로 그 부분의 발전이 더뎌졌다.

그런데 연재는 해야 하고. 그래서 그 부분은 아예 포기를 하고 팀을 꾸려서 하고 싶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누구든 나와 함께 일을 해보고 싶다 생각하게 하는 그림 작가가 되는 게 목표다.


손제호


나도 소설보단 만화를 먼저 꿈꿨다.

어렸을 때부터 분야 상관없이 창작을 하고 싶었는데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아무래도 제작자, 감독,

수많은 스태프들이 참여하니 내가 원하는 대로 창작하긴 어렵지 않나.

그래서 생각한 게 만화와 소설인데 시간이 지나니 인터넷을 통한 장르 소설 데뷔의 장이 만들어져서

그곳에 내가 창작한 작품을 올려 평가를 받게 된 거다.

그렇게 소설가로 활동하게 됐지만 소설로 창작을 한정하진 않았다.

언젠가 만화는 해보고 싶었다.


원래 친분이 있던 사이인 만큼 협업을 결정하기 더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


손제호


가족 간에도 동업하면 의가 상하는데 당연히 어렵지.

나보다 나이 많은 소설가 중 스토리 작가를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좋게 끝난 경우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다들 일로만 만나도 쉽지 않은데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일하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나 역시 그냥 좋은 형 동생으로 만날 수 있는 사이에 괜히 안 좋게 될까봐 걱정이 있었지.


그런 만큼 서로 어떤 선 혹은 원칙을 만들었어야 할 거 같은데.


손제호


함께 일하다보면 각자 친한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어떤 힘든 상황을 겪을 수도 있지만

주위에서 하는 말에 흔들리지 말고 서로 믿자고.

가령 당사자는 괜찮은데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 때문에 괜히 감정 상할 수가 있다.

광수랑 가까운 사람이 보면 이 친구 혼자 다 고생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내 주변 사람은 내가 잠 못 자는 것만 보니까 내가 일 다 하는 걸로 보일 수 있다.

그런 말 때문에 서로 오해하진 말자고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그런 일은 없다.




처음에 기획했던 건 코믹 학원물


그럼 협업하기로 하면서 바로 현재의 [노블레스]로 연재 가닥이 잡힌 건가.


손제호


처음에는 아니었다.

당시엔 소위 에피소드 혹은 옴니버스 장르의 웹툰과 스토리 장르 웹툰의 조회수 차이가 엄청났다.

[입시명문 정글고]나 [마음의 소리] 같은 작품은 그야말로 ‘넘사벽’의 조회수였지.

그래서 뱀파이어나 프랑켄슈타인, 늑대 인간 등이 나오는 코믹 학원물을 기획했다.

그런데 광수가 캐릭터 디자인 하는 걸 볼수록 더 디테일한 스토리도 표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스토리물로 선회하면서 지금의 [노블레스] 스토리가 나온 거지.


스토리에 있어 좀 더 만화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고민한 게 있나.


손제호


광수는 [비커즈]를 웹툰으로 그리고도 싶어 했지만 그건 오히려 내가 못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완결되어 있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 웹툰을 보다가

뒷내용이 궁금해 소설로 이탈하는 독자가 생기기도 할 테니까.

그리고 광수가 배경이나 여러 상상의 아이템들을 그림으로 구현하기에 훨씬 힘들 거라 생각했다.

독자 성향이나 시장 분위기까지 고려한 결정이긴 하지만

어쨌든 현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가 완전한 가상의 판타지보다는 만화화하기에 낫다고 생각했다.


완전한 가상과 동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중 무엇이 더 만들기 힘들던가.


손제호


전자가 편하지. 기존 판타지는 그냥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걸 창조했으니

비현실적이더라도 그 상황에 맞게만 스토리를 풀면 된다.

하지만 [노블레스]의 경우 도시에서 벌어지는 전투 같은 게 있지 않나.

이때 조금만 어긋나면 리얼리티에 문제가 생기지. 건물이 부서지는데 안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된 거지?

이게 왜 뉴스에 안 나오지? 이런 식으로. 그런데 한 회 분량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된 만큼

그런 상황에 대한 설명은 생략할 수밖에 없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표정 연기에 신경 쓴다



그런 설정이 그림 작가로서도 마음에 들었나.


이광수


제호 형이 [노블레스]의 전체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었는데 들을 때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역시 제호 형, 이러면서. (웃음) 여러 설정이 다 재밌긴 했지만

주인공인 라이가 수면기에서 깨어나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 같은 현대 문물을 신기해하는 것,

그토록 강한 캐릭터가 보이는 엉뚱한 모습이 포인트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이 캐릭터를 제대로 그리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커즈] 보면서도 느꼈던 거지만 제호 형은 사소한 설정을 가지고도 이야기를 워낙 재밌게 풀어낸다.

그런 믿음이 있었다.


라이의 그런 모습이 중요한 게, 멋있는 캐릭터와 ‘존나세 ’는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손제호


캐릭터를 캐릭터답게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가령 이 상황에서 라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재밌고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걸 알더라도 라이답지 않은 모습이라면 그건 피하는 편이다.

위엄 있고 멋있는 캐릭터지만 라이라면 현대의 문물에 흥미를 느끼고

라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 거다.

또 그렇다고 웃긴 상황에서 라이가 낄낄대며 웃지도 않을 거고.

이 친구다운 게 무엇인지를 가장 신경 쓰는 것 같다.


라이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쉽지 않을 거 같다.

무표정에 가까우면서도 여러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 아닌가.


이광수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전에는 표정도 동작도 다양한 만화를 추구했는데 라이는 거의 무표정에 행동도 정적이니까.

그래서 표정 연기에 신경 쓰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 하나하나가 연기자 아닌가.

아무리 잘생긴 배우가 나와도 연기를 못하면 드라마에 집중을 못하듯 만화도 그렇다고 보는데

그걸 위해 눈빛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을 드러내려 노력한다.


심지어 라이는 다 잘생긴 남자들 중에서도 유독 잘생겼다는 것까지 드러내야 하니까.


이광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다 잘생긴 캐릭터인데 똑같아 보이면 안 되니까.

그래서 라이면 라이, 프랑켄슈타인이면 프랑켄슈타인,

M-21이면 M-21대로 다른 이미지로 보이도록 연구 중이다.

그것 때문에 지금도 그림체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꿇어라’ 원고를 받았을 때 전율이 왔다



말하자면 단순히 잘 그리는 문제가 아니라

내용과 그림이 딱딱 맞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광수


연재 초기에는 원고에 있는 그 화의 포인트를 잘 못 잡았다.

원고를 보면 웃긴 이야기 같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고.

지금은 원고가 오면 어떤 부분은 어떻게 그려야 할지 딱 나오긴 하지.


언제쯤 글과 그림의 결합이 본 궤도에 오른 것 같나.


이광수


시즌 1 끝날 즈음 라이가 “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라고 하는 장면 있지 않나.

그 화 원고를 받았을 때 전율이 찌릿찌릿 왔다. 그 화는 콘티를 정말 오래 붙잡았다.

원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거에 못 미치게 표현하면 안 되니까.

사실 [노블레스] 연재를 시작할 때도 그림체가 다듬어지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 화에서 비로소 작품 분위기에 맞게 그림체가 만들어진 것 같다.


그 장면에 대한 글 작가의 반응은 어땠나.


손제호


잘했구나. 다행이다. 아무래도 앞서 말한 것처럼 항상 긴장한 상태니까.

그래도 확실히 이 친구와 호흡이 잘 맞고, 콘티나 스케치에서

정말 좋은 컨디션을 보여줄 때면 전화로 저번 것 정말 좋았다는 말을 한다.


이광수


다른 것보다 제호 형에게 그런 칭찬 받을 때가 제일 좋다. 가끔이긴 하지만. (웃음)


손제호


칭찬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서 그런 거다.

같이 동등하게 일을 하는 입장인데 자칫 내가 높은 사람

혹은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 인정해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 않나.

평가 받는 기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소한 거지만 그런 것도 조심하려 한다.




좋아하는 스타일 여자 캐릭터가 나오면 제호 형이 금방 죽인다



그런 사소한 배려들이 있었기에 5년 동안 같이 협업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이광수


자기 것만 고집할 수는 없다. 믿고 배려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


손제호


어쨌든 이 일은 대중에게 평가를 받는 일이기 때문에 좀 안 좋은 이야기를 듣게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상대방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하면 같이 작업하기 싫어지고

그러면 작품은 나빠지고 독자가 보면 당연히 재미가 없어진다.

서로를 믿어줘야 작품도 재미있게 나올 수 있다.


혹 잠시라도 서운한 건 없었나.


이광수


서운한 건 아니고, [노블레스]에는 여자 캐릭터가 별로 없다.

그러다 시즌 1의 마리처럼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자 캐릭터가 나오면

꼭 제호 형이 금방 죽이더라. (웃음) 아리스도 그렇고.


손제호


처음부터 죽을 캐릭터로 설정했던 건데도

오랜만의 여자 캐릭터니까 광수가 되게 정성을 들이더라. (웃음)


5년이란 시간 덕에 사람들은 손제호, 이광수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게 된 것 같다.

신작 [어빌리티]는 그런 면에서 [노블레스]를 처음 연재할 때와는 좀 다른 느낌일 거 같다.


손제호


최종적으로는 [노블레스]처럼 현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장르가 됐지만 그 결정까진 고민을 많이 했다.

[노블레스]가 없다면 고민을 안 했겠지만 장르가 겹치니까.

그래서 좀 무거운 분위기의 스릴러는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고.

하지만 어쨌든 이광수, 손제호는 현대 판타지 장르로 독자들이 기억해주지 않나.

색깔이 변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이 영역에서 좀 더 자리를 잡고 싶었다.




안주하던 틀을 신작을 통해 깨고 싶다



분명 변화의 욕심도 있었을 텐데.


손제호


우선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노블레스]와는 다르다고 본다.

주인공부터 굉장히 말이 많고 액티브하지 않나.


이광수


주 2회 연재가 부담이 돼도 하기로 한 게, 이런 스타일을 그려보고 싶었다.

거친 액션 같은 거. 아무래도 [노블레스]를 오래 그리다보니

이 그림체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고

그걸 깨는데 [어빌리티] 연재가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럼 [어빌리티] 이후엔 다른 장르도 볼 수 있을까?


손제호: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지.

로맨스도, 공포물도 해보고 싶고, 생활툰도 도전해보고 싶고.


둘이서?


손제호


지금으로서는.


이광수


형, 솔직히 말해 봐요. (웃음)


손제호


누구와 하더라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데 광수와는 서로 잘 아니까.


이광수


나도 앞으로 제호 형이랑 꼭 같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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